공공임대 짓고 年 1.5조 적자인데..LH 쪼개면 세금으로 충당할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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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임대 짓고 年 1.5조 적자인데..LH 쪼개면 세금으로 충당할판
작성
초록공인중개사
등록일
2021-03-26
조회
1047

공공임대 짓고 年 1.5조 적자인데..LH 쪼개면 세금으로 충당할판

머니투데이 | 2021.03.26 05:40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이소은 기자] 


직원 1만명에 달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조직 개혁 방안이 이르면 이달 안에 나올 예정이다. 당초 '조직 해체' 수준으로 양대 핵심 사업인 토지-주택 사업 분리까지 검토됐다가 현재는 주거복지, 보상 사업 등 일부 기능을 떼어 내는 개편안이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주거복지의 중심축인 공공임대주택 사업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제기된다.


무주택자에게 시세의 30~80% 수준으로 저렴하게 공급되는 공공임대주택은 연간 1조5000억원의 적자를 내고 있다. 지금은 택지개발 등 이익이 나는 사업에서 필요자금을 충당하는 '교차보조'를 하고 있으나 가능 분리시 정부 재정이 투입돼야 한다. 한달안에 뚝딱 나오는 '졸속 개편안'으로 자칫 수조원의 세금을 쏟아 붓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정세균 "3월말 4월초 LH 개혁안 내놓는다"지만...교차보존 안되면 1.5조 공공임대 적자사업 어쩌려고?

25일 정부관계부처와 LH 등에 따르면 오는 26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재하는 부동산관계장관회의가 열리고 이후 당정 협의 등을 거쳐 LH 개혁 방안이 다음주 안에 나온다. 이달 초 광명시흥 지구를 비롯한 3기 신도시 땅투기 의혹이 불거진 후 직원 1만명, 자산 180조에 달하는 '공룡' 조직의 대수술이 필요하단 지적이 잇따라서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신속하게 의견을 내야 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만 졸속으로 내서는 안되기 때문에 3월말 4월초에는 혁신안을 국민들께 보고 드리겠다"고 밝혔다.


한때 '조직해체' 수준으로 옛 한국토지공사(토공)와 대한주택공사(주공)를 분리하는 방안도 거론됐으나 2·4 대책 후속작업 등 신속한 주택공급을 위해 핵심 기능은 그대로 두기로 가닥이 잡혔다. 다만 공룡조직에 대한 '공분'을 의식해 조직 쪼개기 개편안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현재는 주거복지나 보상담당 사업을 분리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하지만 이 역시 '부메랑'이 될 수 있단 지적이 있다.


주거복지 기능의 핵심은 '공공임대주택' 사업이다. LH가 보유한 임대주택은 총 130만 가구에 달하는데 지난 2019년 기준 이 사업에서 1조4891억원의 영업적자가 발생했다. 무주택 서민에게 시세의 30~80% 수준의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다보니 수조원의 적자는 불가피하다. LH법에선 이 사업을 비롯해 행복도시, 산업단지개발, 혁신도시, 공공주택사업 등 5개 공공 사업분야를 아예 '손실보전' 대상으로 명시해 따로 관리토록 했다.


이들 손실보전 사업 재원은 공급토지, 분양주택 등에서 발생하는 이익으로 충당한다. LH법과 시행령에선 이를 '교차보조'로 명시했다. 실제 2019년 기준 공급토지 등 일반사업 부문에서 3조원의 영업이익이 발생해 이를 적자 사업에 투입했다. 만약 이렇게 하고도 재원이 부족한 경우에 LH법에선 정부 재정 지원을 받도록 했다. 하지만 2009년 주공-토공 통합 이후 재정이 투입한 전례는 없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LH가 손실을 감내하고도 자금을 투입하는 사업들이 많은데 조직을 단순히 쪼개 버리면 공익적인 성격의 적자 사업은 아예 접거나 일일이 정부 재정을 투입해야 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조직 분리 이후 서로 다른 기관에서 손실과 이익을 공유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고민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뉴시스] 김얼 기자 = 한국토지주택공사 (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이 확산하고 있는 17일 전북 전주시 한국토지주택공사 전북지역본부 건물 앞 신호등에 빨간불이 켜져 있다. 2021.03.17. pmkeul@newsis.com

묘목심기, 협의양도인 택지 등 '꼼수'에 보상 위탁검토.."졸속으로 조직 쪼개기만하면 역풍 우려"

토지보상 기능을 떼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현재 LH 직원 약 500명이 토지보상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땅 투기 의혹을 받는 직원들이 대부분 보상업무를 담당한 적이 있다. 이들이 희귀종 묘목심기나 협의양도인 택지제도(1000㎡ 이상) 등 추가 보상을 노리는 투기 행위를 한 것은 보상업무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보상업무는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 없는데다 공정하고 객관적인 보상을 위해 외부에 업무를 위탁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 것이다.


실제 토지보상법에서 보상업무를 수탁하는 제도가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공익 사업의 위탁 보상의 약 80%를 점유하고 있다. 담당 인원은 LH의 5분의 1 수준인 약 100명에 달한다. 현재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보상 업무도 부동산원이 위탁 받아 수행 중이다. 다만 보상업무를 위탁하면 업무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 신도시를 개발할 때 토지보상→주민 이주→철거→택지조성 수순으로 진행되는 데 보상업무를 타기관으로 위탁하면 신속 추진이 어렵다. 또 보상업무를 떼어 낸다고 해도 공룡 조직을 줄이는 효과는 별로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혁신안에는 내부의 개발 정보를 이용한 투기를 차단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구체 대책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국민적인 공분으로 LH 조직 해체까지 거론되고 있으나 단순히 물리적인 조직·기능 분리로만 접근하면 부작용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권화순 기자 firesoon@mt.co.kr, 이소은 기자 luckysso@mt.co.kr